안녕하세요.
티스토리 블로그에서의 첫 글로 무엇을 쓸까 하다가 이번에 집을 구매한 이야기를 써보려 합니다.
한국과는 다른 부동산 개념이라던지, 구매 프로세스의 차이등등.
저도 구글에서 열심히 검색을 해가며 공부를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럼 집을 알아보고 구매하고 현재 두달 된 후기까지 간략하게 적어보겠습니다.
1. 집 알아보기
여러 부동산 사이트가 있지만, 거의 대부분의 일본인들이 사용하는 스모 사이트를 이용했습니다.
https://suumo.jp/
【SUUMO】不動産売買・住宅購入・賃貸情報ならリクルートの不動産ポータルサイト
スーモの最新CM・動画やマンガ、キャラクタ ーコンテンツなどがご覧いただけます。
suumo.jp
앳홈이라던지 뭔가 여러개 더 있었지만, 등록되는 매물은 모두 똑같았고 스모가 제일 많았습니다.
구매의 경우 타테우리 라는 집을 지어놓고 판매하는게 대부분이며, 토지를 사서 집을 주문하는것도 가능했습니다.
처음 알아볼때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와는 다른 부분들이 꽤 많아서 열심히 검색해가며 알아봤습니다.
일단 매물의 경우 부동산에서 중개하여 판매하는 매물과, 집을 짓는 회사가 신축을 지어놓고 그걸 판매하거나 중고 주택을 구매해서 전부 리모델링 후 판매하는 매물이 제일 많았습니다.
장단점이 있긴 한데, 개인적으로는 부동산보다 집을 짓는 회사에서 판매하는 매물이 더 믿음이 갔습니다.
왜냐면 일본의 부동산 수수료가 어마어마 합니다..전체 가격의 3~10프로정도 입니다.
만약 5억짜리 집을 산다면 중개 수수료로 2500만원 정도를 내야하는데, 이게 맞나? 싶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와이프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저의 경우 중개수수료가 있는 집은 왠만하면 거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부동산의 경우 우리 나라는 뭐 동네마다 이런저런 부동산이 있지만, 일본은 도쿄어쩌고저쩌고 하는 큰 부동산이 있고. 대부분 그런 대형 부동산이 전국을 관리하거나. 동네에 아주 작은 부동산이 가끔 보이는 그런 정도입니다.
지금 구매한 집도 신축 집을 지어서 판매하거나, 중고 매물을 사서 리모델링 후 판매하는 전문 회사에서 매매를 하였습니다.
당연히 중개 수수료는 0원이였고..조금 얄팍한 생각이지만 그 중개수수료가 결국 집값에 포함되어 있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안할수는 없더라구요ㅎ
이런저런 집을 인터넷으로 보면서 와이프와 함께 몇가지 조건을 설정했습니다.
1) 마당이 넓을 것
2) 1층에 거실,주방,방이 있는 구조일 것
3) 역에서 10분 거리가 Best..하지만 15분까지는 감당가능
4) 남향에 빛이 잘 들어올 것 = 옆집과 벽과 벽의 거리가 멀 것 = 개방감이 좋을 것
5) 조용한 주택가일 것
6) 4LDK를 원하지만 3LDK까지는 크기와 구조를 봐서 감당 가능하다면 OK. 그리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예산 범위 안으로.
이 외에도 도시가스를 원했지만 삿포로, 홋카이도는 도시가스 매물을 찾기도 힘들고. 멘션이 아닌 주택이라면 더욱 더..
그래서 도시가스는 거의 포기했고 난방이 등유인 곳으로 찾아봤습니다.
이렇게 좀 까다롭지만 조건들을 설정해놓으니 검색 결과에 나오는집이 별로 없더라구요ㅎㅎ;;
그래도 평생 살 집인데 최대한 까다롭게. 무엇 하나라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제외를 했습니다.
평생 살건데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처음부터 존재한다면 평생 고통받을 것 같아서요.
우선 이렇게 좁히고 좁혀진 결과 안에서 처가와 가까운 동네. 사실 이 동네를 계속 눈여겨 보고 있었던지라..
그 동네에 딱 마음에 드는 매물이 있어서 스모에 기재된 회사에 연락하여 주말에 집을 보러 가기로 했습니다.
사실 이때 대략 어느 위치인지 알고 있기 때문에, 차를 타고 밖에서 잠시 구경하기도 했습니다.
2. 본격적인 매물 탐방 시작
이제 열심히 발품을 팔 때입니다.
처음 방문한 집 안으로 들어선 순간, '아, 역시 좋다!' 라는 생각뿐이였습니다.
넓은 마당, 리모델링해서 내부는 신축과 같은 느낌에 구조도 마음에 들고.
그러니까 위에서 설정한 6개의 조건에 모든게 부합하는 집이였습니다.
다만, 지어진지 꽤 된 집인데도 불구하고 매물의 가격이..예산을 아주 살짝 초과하고 있었습니다.
솔직히 마당 필요없는 대부분의 사람들이라면 '이돈씨..'가 나올정도의 가격이였습니다.
저희도 만약 마당에 대한 로망이 없었다면 이 집은 글쎄요..이 돈이면 훨씬 좋은 신축으로 정했을거라 생각합니다.
마당이 넓기 때문에 옆 집과의 거리도 멀고. 빛도 잘 들어오고.
2층에 화장실이 없다는 것 하나 빼고는 모든게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와이프와는 최소 한달에서 두달은 발품팔아서 여러 집들을 봐보자! 라는 생각이였기에.
다른 집들도 구경하기로 했습니다.
여기는 위에서 설명한 집을 사서 리모델링한 후 팔고 있는 그런 전문 업체였습니다.
그렇기에 중개수수료도 없었구요.
저희에게 이것저것 가볍게 질문을 하고 저희가 원하는 조건을 교환하고 근처에 또 리모델링 하는 집이 있으니 보러가자고 하네요.
그렇게 근처의 또 다른 리모델링하기 전 상태의 집을 보러 갔습니다.
가격도 이 집보다 4천만원은 저렴했습니다만 일단 남향이 아니였고, 내부를 다 부시고 있는 와중에 방문한거라 그렇게 큰 인상은 남지 못한 집이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 집도 꽤 괜찮은 집이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첫 방문을 마치고 와이프와 이쪽 회사 직원과 계속 연락을 주고 받더라구요.
심지어 다음주에는 다른 회사의 다른 집을 방문하려고 하는데 이쪽 회사 직원이 중간에 끼어서 같이 방문하는 형태가 되기도 했습니다.
A : 첫 방문했던 집의 담당회사
B : 다른 동네에 있는 매물의 담당 회사(도쿄xxxxx)
C : 집 주인
D : 우리 부부
이렇게 어정쩌한 4개의 그룹이 매물로 나온 집에 함께 있는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너무나 궁금해서 A회사의 직원에게 "만약 저희가 이번에 방문한 B가 관리하는 매물을 구매한다고 하면 A회사는 무슨 이득이 있습니까? 중개 수수료가 A와 B가 나눠가는 구조인가요?"
"D 우리 부부가 내는 중개 수수료에는 변함이 없고 C의 집주인이 B에게 내는 중개 수수료. 구매자인 D가 B에게 내는 중개 수수료. 그 중 일부를 A인 저희 회사가 가져가게 됩니다" 라고 하네요.
복잡하다 복잡해..;; 아니 왜 이런 구조가..
A를 무시하고 그냥 B에게 직접 연락해서 매물을 보면 깔끔한 형태가 되었을텐데. A의 입장은 고객이 자신의 회사가 아닌 다른 회사 매물을 보고 어떤점이 다른지. 다른 매물은 또 어떤 형태인지 겸사겸사 조사도 할겸 A회사가 중간에서 귀찮은 연락을 다 처리해주고 이렇게 방문하는 구조가 되더라구요.
음.....음..그런가...보다..라고 넘어가기엔 사실 이해가 잘 안되긴 하지만 여긴 외국이니까..
이렇게 한달 넘게 꽤 많은 집들을 보러 다녔던 것 같습니다.
삿포로 지도인데요. 저희가 월세로 살던 기타구부터 시작해서 동서남북 안가본곳이 없을 정도로.
모든 지역의 매물들을 열심히 검색하며 찾아봤습니다.
와이프는 현재 토마코마이까지 출퇴근을 하고 있고 저의 프로젝트 장소도 삿포로의 남쪽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남쪽으로 알아볼까? 싶어서 요새 집값이 많이 오르고 있다는 핫한 신삿포로역 근처도 가보고..
이래저래 마당있는 집 찾기도 힘들어서 삿포로가 아닌 에베츠나 토마코마이나 치토세, 키타히로시마 등등..
삿포로가 아닌 근교 도시까지도 매물을 알아보기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역시 삿포로를 벗어나는건 리스크가 있다고 판단. 또 처가와 가까운곳에 사는게 걱정도 덜 되고.
의지할 곳이 근처에 있는게 좋으므로 다시 마음을 다잡고 처가 근처의 동네로 또 열심히 알아봤습니다.
그 와중에 신축 집이 마음에 들어서 와이프와 급하게 보러 갔었는데요.
외관부터 신축은 신축이구나~ 싶으면서 1층에 방이 없지만 조금 현실 타협을 할까..
이 조그만한 마당이 있는게 어디냐며..그렇게 마음이 기울어지고 있을 때.
이 집이 6차선 도로에 위치해 있는데 밖의 차 소음이 엄청 들리더라구요.
트럭들이 많이 지나간다는게 그때 딱 느껴졌고 부동산 업자에게 이 점을 말하니.
창문을 다 닫더니 "괜찮지 않나요? 안들리지 않나요?" 이렇게 말씀하시길래 "조금 들리는데요...?"
사람이란게 딱 뭔가에 꽂혔을 때 보이지 않던게 한번 눈치채기 시작하면 신경이 안쓰일 수가 없더라구요.
결국 이 곳도 리스트에서 제외..
오픈하우스라 부동산 직원이 사진 마음껏 찍으라고 해서 유일하게 찍은 다른 매물의 사진입니다ㅎㅎ
3. 처음 봤던 집을 매매하기로 결정. 본격적인 구매 프로세스의 시작
처음 봤던 집 이외에는 와이프와 저. 둘 다 만족하는 집이 1도 없었기에.
결국 그 집으로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대략적인 일본에서 집을 구매할 때의 흐름은
집 알아보기 -> 구매 의사를 부동산에게 전달 -> 론을 받기 위해 은행에 가심사 넣어두기 -> 가심사가 통과되었다는 연락이 오면 부동산에 계약금을 걸고 본격적인 구매 절차 시작 -> 최소 한달 뒤 이후의 날짜로 이사 날짜를 잡고 은행에 론에 대한 본심사 넣기 -> 그동안 집의 이곳저곳 고쳐야 할 부분이나 요청할게 있으면 요청하기 -> 본심사 통과 -> 화재보험, 등기부등본 등록, 월세 살던 멘션 관리사무소에 중도에 계약 종료하고 이사할 것임을 공지, 이사 업체 알아보기, 이런저런 보험 가입등등등등등..->이사 날짜에 맞춰서 은행에서 돈을 개인 계좌로 입금 -> 부동산에서 알아서 돈 빼감. 집 열쇠 전달. 집의 가전들에 대한 설명 듣고 자료들 인수인계 받고 끝
이 절차들이 상당히 복잡하고 시간도 엄청 소요되었습니다.
모두 아실거라 생각하지만 우리나라처럼 일처리가 뭐든지 빠르지 않습니다.
특히 관공서는 더더욱 그렇구요.
한 예로 인터넷 신청하니 제일 빠른게 3주 뒤였습니다.
이런 처리들을 전부 마치는데 대략 한달 넘게 소요가 되었는데 사실 이것도 빠른 편입니다.
와이프와 제가 이때는 빨리 이사를 하고 싶었기에 열심히 회사도 쉬어가며(?) 관공서들 오가며 행정처리 하고.
저도 이런 복잡하고 느린 절차들에 어느정도 적응이 되어서.
느긋하게 여유를 가지고 진행했지만..사실 와이프가 대부분의 처리를 했습니다.
왜냐면 대출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야 하는데요.
저는 외국인이고 일본에 온지 1년이 되어가는 시점.
회사에 취업한지는 약 9개월정도밖에 되지 않았던 점. 영주권이 없고 배우자 비자인점.
기본적으로 일본인들이 집을 살 때 대출받는 플랫35라는 주택대출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여기서 또 조금 더 깊게 들어가면 인터넷 은행을 이용하느냐. 일반 메이저 은행이냐. 지역 은행이냐에 따라 조건과 금리가 조금씩 다른데요.
일단 저는 대출받을 수 있는 조건이 안되기 때문에 결국 와이프의 명의로 대출을 받을 수 밖에 없었고.
집에 대한 명의도 당연히 와이프. 그렇다 보니 모든 행정 처리가 와이프의 몫이 되었습니다.
부동산 업체와 지속적인 연락. 행정 처리. 일하는 중간 중간 은행사람이 와서 상담. 주말에는 집보러 다니기 등등.
많이 많이 고생을 했습니다.
금리의 경우 일본 기준 금리가 앞으로 높아질 일 밖에 없을 것 같아서 조금 걱정되긴 하지만.
기존에 살고 있는 멘션에 매달 월세를 내는것보단 큰 맘먹고 집을 사서 그 돈으로 대출금을 갚는게 이득! 이라는 어느나라에서나 통하는 이론에 기대어 구매를 하게 되었습니다.
아무튼 길고 길었던 것 같습니다.
무슨 화재보험 하나 싸인하러 갔는데 약관과 상품 설명만 한시간을 꼬박 듣고 있어야 하니..이런 일이 화재보험 뿐만 아니라 집의 토지에대한 계약, 집 건물에 대한 계약 등등등등..
그래도 우리만의 집이 생긴다는 것에 대한 기대감 덕분에 즐겁게 진행했던 것 같습니다.
4. 이사 업체 결정
이사 업체에 대한 이야기도 조금 해볼까 합니다.
일본의 경우 이사 업체가 뭐..거기서 거기더라구요. 큰 업체가 전국을 다 커버하고 있는 느낌.
1위가 사카이 2위가 아트 3위가 하토나 야마토 등등..
결국 1,2위 업체에 견적을 요청했고 같은 날 한시간 텀을 두고 방문 오기로 예약을 잡았습니다.
사실 이 때까지 뭐..별 생각이 없었는데요.
정작 영업사원이 와서 집을 둘러 보고 견적을 내고 그 자리에서 딜을 하는 흐름이였습니다.
아무래도 1위 사카이가 제일 크고 유명하다보니 다른 업체가 1위를 견제하는 느낌아닌 느낌을 받았습니다만..
견적의 기준도 1위 사카이가 얼마를 냈는지. 서로 어느정도 알고 있기 때문에 이 세계도 경쟁이 빡세구나..생각했습니다.
저희의 경우 사카이나 아트나 가격면에서 큰 차이는 없었고.
아! 이게 좀 이쪽 세계의 영업방식인지는 모르겠으나.
집 둘러보기 -> 예를 들어 이정도 박스 갯수로 해서 견적은 100만원입니다 -> 좀 비싸네요 -> 그렇다면 제가 힘을 좀 써보겠습니다. 60만원에 어떻습니까?
어느 업체든 이런 흐름이였습니다ㅎㅎ 정해진 패턴 같은 느낌이였네요.
저희는 아트로 정했는데 사카이 업체의 영업직원이 꽤 끈질기고. 이 자리에서 결정을 부탁드립니다! 라고 계속 압박을 줘서. 조금 곤란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트의 경우 "아 다음은 사카이에서 오는거군요. 알겠습니다. 그럼 이 가격이면 괜찮으리라 생각합니다 생각해보시고 연락주세요" 이런 느낌이였는데 사카이는 나중에 꽤 압박을 하는 바람에.
하고 싶던 마음도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이사 업체에 대해선 불만이 1도 없었기 때문에 아무 문제 없이 이사를 진행했습니다.
5. 이사 후
저희가 살고 있는 동네는 삿포로역에서 두정거장 떨어져있는 주택가입니다.
전에 살았던 동네도 비슷한 거리였는데 술집이 너무 많은 동네라..오래오래 평생 살거면 조용한 동네가 더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집 앞에 자그만한 공원도 있기에 강아지와 함께 산책하기도 너무 좋구요.
무엇보다 마음가짐이 많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삿포로에서 평생 살아가게 되는구나. 와이프와 결혼 후 일본으로 이주할때도 같은 각오였지만.
집까지 구매를 하고 나니 조금 더 실감이 되는 느낌이였습니다.
이사 직후에는 근처에 살고 있는 분들에게 이사 왔다고 떡을 돌리진 않았고, 인사할 때 드리는 전용 포장지에 쌓인 쌀을 드리며 인사를 드렸습니다.
한국에서는 항상 아파트에 살았었는데 층간 소음에 대한 스트레스. 주차 스트레스가 일상이였기에.
일본에서 집을 사게 된다면 절대로 무조건! 단독 주택이라는 소망이 이뤄진 기분이기도 합니다.
이제 이사를 한 이야기도 끝을 맺게 되었으니.
다음 글 부터는 이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이야기를 조금씩 써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삿포로 일상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5년 3월. 삿포로의 일상 이야기 (7) | 2025.04.06 |
---|---|
삿포로 눈지옥이 시작되다. (2) | 2025.02.03 |
2025년 늦은 새해 인사 드립니다. (3) | 2025.01.11 |